북한에서도 추석은 ‘민족 명절’로 기념된다. 다만 한국의 3일 연휴와 달리 추석 당일 하루만 공식 휴일로 지정돼 있다.
추석날 북한 주민들은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하고 햇곡식으로 차린 제사를 지낸다. 성묘가 끝나면 가족과 친척이 모여 송편이나 밤단자 같은 명절 음식을 나눠 먹는다. 해콩, 참깨, 대추, 밤 등을 넣은 송편은 지역마다 재료가 다르며, 찹쌀가루로 빚은 밤단자도 대표적인 추석 음식이다. 씨름이나 그네뛰기, 밧줄 당기기 같은 민속놀이를 즐기고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풍습도 남한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주민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북한에서는 다른 지역 묘소를 찾으려면 당국이 발행하는 통행증이 필요하다.
북한은 1967년 김일성 주석이 ‘봉건 잔재 일소’를 지시하면서 추석을 비롯한 민속 명절을 한때 폐지했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 성묘 풍습이 끊이지 않자 198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리민족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추석을 공식 부활시켰다. 이후 명절은 체제 결속의 수단으로도 활용돼 왔다.
명절마다 노동당 간부나 주민들이 대성산 혁명열사릉, 신미리 애국열사릉,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 등에 꽃을 바치며 ‘충성의 명절’로 보내는 모습은 북한식 추석의 또 다른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