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은 9월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어떤 조건도 달지 않은 대화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첫해부터 김 위원장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베트남 하노이, 같은 해 판문점에서 열린 회담이 그것이다. 판문점 회동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까지 합류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으로 기록됐다.
백악관은 이번에도 “대북 정책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간접 시사했다. 다만 ‘비핵화’라는 단어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점은 향후 대화 분위기를 고려한 유연한 태도로 해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비핵화 집착을 버린다면 미국과 마주 설 수 있다”고 밝힌 발언과 맞물리면서, 북·미 간 이른바 ‘역제안’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발언은 다음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도 연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참석차 방한할 예정이며,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외교 문법을 뛰어넘어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해 온 점을 고려하면, 실제 만남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국내외 전문가들 역시 APEC 계기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은 정책, 대화는 대화’라는 원칙을 내세우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조건부 대화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두 정상의 회동이 어떤 전환점을 만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