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인근 공사 현장에서 자국 군이 한국군의 경고사격을 받았다며 강력 반발했다. 한국군은 북한군이 MDL을 침범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북한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고정철 육군 중장은 23일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지난 19일 한국군이 남부 국경 차단물 공사 중인 우리 군인들에게 12.7㎜ 기관총으로 10여 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공사가 “대한민국과 접한 남부 국경을 영구 봉쇄하기 위한 정상적인 국경 강화 사업”이라며 “군사적 성격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고정철은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주한미군 측에 공사 사실을 알렸다고도 주장하면서, 한국군이 확성기 방송 확대와 경고사격 위협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공사 방해가 지속되면 계획적 도발로 간주하고 상응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같은 날 “지난 19일 오후 3시께 북한군이 중부전선에서 MDL을 넘어와 경고사격 후 북상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접적지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군이 언론에 즉시 공개하지 않은 점이 주목된다. 이재명 정부가 남북 화해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한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MDL 인근에 병력을 대거 투입해 삼중 철책과 대전차 방벽을 설치해왔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내세운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라 군사분계선을 국경선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