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3년 내전 끝에 과도정부가 출범한 시리아와 공식 수교를 맺으며 유엔 전 회원국과의 외교관계를 완성했다. 외교부는 10일(현지시간) 시리아 과도정부와 외교관계를 수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북한을 제외한 191개 유엔 회원국 전부와 수교한 국가가 됐으며, 교황청·니우에·쿡 제도 등 비회원국을 포함해 수교국은 194개국으로 확대됐다.
이번 수교는 지난해 12월 친북 성향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축출된 후, 한국 정부가 재빠르게 수교 협상에 착수한 결과다. 정부는 북한과의 긴밀한 관계로 인해 그간 수교가 막혀 있던 시리아의 정권 교체를 기회로 판단, 지난 2월 대표단을 시리아에 파견해 수교를 타진했다.
시리아 과도정부의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외교장관은 “새로운 시리아는 한국과의 새로운 관계를 희망한다”며 적극 호응했고, 이후 양국 간 수교 준비는 두 달 만에 결실을 맺었다. 한국 정부가 시리아를 공식 방문한 것은 2003년 이후 22년 만이다.
시리아는 1966년 북한과 수교한 이후 반세기 넘게 친북 노선을 유지해왔으나, 과도정부는 과거 정권이 맺은 북한 및 러시아와의 밀접한 관계를 재정비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아사드 정권 붕괴 직후 시리아 주재 북한 외교관들도 전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과의 관계가 정리된 상황에서 시리아와 수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상태였다”며 “정권 교체로 외교적 장애물이 사라졌고, 더 이상 문제될 소지도 없었다”고 밝혔다.
시리아 측은 수교 협의 과정에서 한국이 제공해온 인도적 지원에 사의를 표했으며, 앞으로 에너지, 통신, 도로 등 인프라 분야는 물론 교육과 보건 부문에서도 한국의 지원과 협력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시리아에 대한 쌀 원조 및 보건 분야 지원 등 인도적 지원을 지속하고, 향후 재건사업 참여와 문화교류 확대 가능성도 모색할 예정이다.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 체제하의 과도정부는 국제사회와의 관계 회복을 통해 ‘정상국가’로의 복귀를 추진 중이며, 이번 수교도 그 일환으로 분석된다. 알-샤이바니 외교장관은 한국과의 회담 자리에서 한류 콘텐츠, 특히 한국 드라마에 대한 높은 관심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외교원의 인남식 교수는 “13년 내전 끝에 재건을 앞둔 시리아가 한국처럼 극복과 도약의 상징인 국가와 외교관계를 맺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시리아가 대외적으로 개방성과 포용을 보여주는 신호로서도 한국과의 수교는 중요한 행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