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에서 북한의 통신과 전자신호 정보를 수집하는 향백사업이 국내 개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결정은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첩보 요원들의 기밀 자료 유출 사건 이후 대북 정보 수집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향백사업은 2007년까지 미국에서 장비를 도입해 배치했으나, 올해까지 소요량과 성능 검증을 거쳐 2027년부터 국내에서 개발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1999년 제1연평해전 당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을 중국으로 보내 한국 요원들을 제거하는 작전을 펼쳤고, 중국 당국은 선양의 국정원 안가와 위장회사를 급습해 남한 요원 30여 명을 체포했다. 이후 대북 첩보 활동은 크게 위축되었고,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 국정원 내 600여 명의 대공 전문 요원이 조직을 떠났다.
군은 대북 정보 강화를 위해 777부대를 통해 향백사업을 진행했다. 2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산 장비를 도입해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 지역에서부터 향로봉에 이르기까지 설치했다. 2009년에는 무상 보증 기간이 끝나 해외 정비와 기술 지원 비용으로 1554만 달러가 추가로 들었다. 그러나 777부대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관련 북한군 움직임을 탐지하지 못해 논란이 되었다. 2012년에는 국회 정보위와 국방위에 출석한 원세훈 국정원장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김정일 전 위원장의 사망을 “TV를 보고 알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군은 국내 방산기업들이 백두정찰기 성능 개량을 할 정도의 기술을 보유했다면 향백사업도 국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두정찰기는 북한의 전자정보와 통신정보를 포착하며, LIG넥스원과 한화탈레스가 개발한 계기정보 기능을 추가했다.
일각에서는 첨단장비를 활용한 대북 정보 수집도 필요하지만 인적정보(HUMINT)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HUMINT에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과거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망명은 모두 HUMINT 덕분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