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 후보로 미셸 박 스틸 전 연방 하원의원을 공식 지명했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해당 인선을 발표하고 미 상원에 인준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1년 넘게 이어진 주한 미국대사 공백 사태가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인선은 트럼프 행정부 외교 라인업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특히 스틸 지명자는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 후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외교관 출신이었던 전임자와 달리 선출직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보다 직접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스틸 지명자는 공화당 소속으로 2020년 캘리포니아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하원 세입위원회와 교육·노동위원회, 미중전략경쟁특위 등에서 활동하며 경제안보와 대중국 정책 분야에서 존재감을 보여왔다. 다만 2024년 선거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정치 성향은 전통적 보수주의에 가깝다. 대북 정책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를 강조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 왔고, 낙태 등 사회 이슈에서도 공화당 노선을 따랐다. 동시에 한미 자유무역협정 이행과 경제 협력 강화를 지지하는 등 실용적 접근도 병행해왔다.
서울 출생인 스틸 지명자는 일본을 거쳐 1975년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 1세대로, 사업가를 거쳐 정치인으로 성장한 인물이다. 한국어와 일본어에 능통하며 한국계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꾸준히 밝혀왔다. 미주 한인사회와의 교류도 활발히 이어오며 동포 권익 신장 활동에도 참여해왔다.
미주동포사회는 이번 지명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서정일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장은 “한미 양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협력과 신뢰를 강화하는 가교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스틸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한미 간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미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주요 현안에서 한국에 대한 압박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향후 스틸 지명자는 미 상원의 인준과 한국 정부의 아그레망 절차를 거쳐 공식 부임하게 된다. 실제 부임이 이뤄질 경우 한미 동맹의 외교 환경에도 일정한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