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국가정보원장으로 지명한 가운데, 그가 북한 문제를 보는 시각으로 알려진 ‘내재적 접근법’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내재적 접근법은 북한 체제를 평가할 때 북한 내부의 시각과 논리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법론이다. 북한 체제의 특수성을 인정하자는 취지이지만, 자칫 북한의 불법 핵 개발, 인권 침해, 3대 세습 등 독재 체제를 용인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이종석 후보자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본인은 젊은 시절부터 단 한 번도 북한에 정통성이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거나 논문을 작성한 적이 없다”며 “일부 보수 매체가 사실과 전혀 다른 허위 주장을 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자는 북한 연구에 있어 “‘내재적 접근법’을 주장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이 제기한 것은 “‘내재적 비판적 접근’으로, 북한 내부의 논리뿐 아니라 외부의 기준에서도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견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또한, 자신을 둘러싼 김남식 씨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김남식 씨가 사상적 스승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며 “김 씨로부터 단 한 차례도 개인적 지도를 받은 적이 없으며, 세미나에 참석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학계에서는 내재적 접근법이 비록 상대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도, 이를 국가 정책의 근간으로 삼을 경우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 후보자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대북 유화정책을 지지하고,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미국이 우리의 포용 정책을 원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언급한 점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고 허위 주장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반복될 경우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자의 국정원장 지명을 둘러싼 ‘내재적 접근법’ 논란은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