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4일, 탈북청년 석범진이 제작한 첫 장편 독립영화 ‘림시교원’ 시사회가 이화여대 아트하우스모모에서 열렸다. 같은 날 국회의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로 인해 언론의 관심은 분산됐고, 시사회는 조용히 치러졌다.
‘림시교원’은 남한 대학생이 북한으로 교생실습을 가면서 최고지도자 초상화 분실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70분 분량의 흑백영화다. 석 감독은 시나리오부터 연출, 편집까지 직접 맡았다. 해당 작품은 연세대학교 연세예술원 영화학과 졸업 프로젝트로 제작됐으며, 예산 1억 원 중 7천만 원 이상을 협찬 및 재능기부로 충당하고 실제 제작비는 3천만 원 수준이었다.
석 감독은 1994년 함경북도 무산에서 태어나 2011년 두만강을 넘어 탈북했다. 이후 태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 중학교 과정을 거친 뒤 검정고시를 통해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에 입학했다. 이후 국어국문학과로 전과했고, 연세예술원 영화학과 1기로 졸업했다.
2017년엔 시 ‘타투’로 이한열문학상을 수상했고, 단편소설과 수필로도 다수 수상한 이력이 있다. 대학 재학 중에는 ‘연음’ ‘데자뷔’ ‘길섶’ ‘돌탑’ 등의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2019년엔 영국 유학 프로그램에 선발돼 런던에서 6개월간 체류하며 장편소설 ‘뉴몰든FC’를 집필했다.
석 감독은 “저는 박찬욱이나 봉준호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석범진이라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말하며, 탈북 경험과 북한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두만강 감독’이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현재 다음 장편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며, 탈북민 삶을 주제로 한 ‘꽃제비’ ‘붉은 소년단원’ ‘다섯 소년에 대한 이야기’ 등을 영화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