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원자력을 추진 동력으로 하는 핵잠수함을 건조 중이라고 밝히며 그 진행 상황과 실제 구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요 조선소들의 함선 건조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하며, 당 제8차 대회 결정에 따라 추진 중인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SSBN) 건조 실태를 파악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핵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보유’를 국방력 발전의 핵심 과업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이후 2023년 9월 공개한 ‘김군옥영웅함’이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원자력 추진 방식이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김정은은 당시 “핵무기를 장비하면 그것이 곧 핵잠수함”이라고 주장하며 별도로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현지지도에서는 김정은이 건조 중인 핵잠수함 동체 옆을 지나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면서, 실제로 핵잠수함 개발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이 핵 추진 전략잠수함 건조 사실과 함정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은 이번 시찰에서 “비할 바 없이 위혁적인 함선들이 적대세력들의 포함외교를 제압하는 핵강국의 강위력한 억제력으로서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언급한 ‘포함외교’는 군함을 활용해 상대국을 압박하는 외교 정책을 의미하며, 미국의 해군력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군 관계자들은 북한이 핵잠수함을 실제로 운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3천t급 수준의 김군옥영웅함도 정상적으로 운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더 큰 함형의 핵잠수함이 실전 배치되려면 최소 2~3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강화 속에서 원자로 기술이 제공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개발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북한은 이날 4천~5천t급으로 추정되는 구축함 또는 호위함 건조 장면도 공개했다. 북한 해군은 지상군에 비해 전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신형 함정을 통해 해상 전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직발사대를 갖춘 함정이 등장할 경우, 북한의 해상 위협 수준이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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