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이 5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설맞이공연에 참가했다. 이들은 북한 김정은의 특별조치로 조국 방문의 기회를 얻고, 북한의 지원 아래 54일간 각종 체험과 훈련을 거쳤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북한식 민족교육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이념을 계승할 결심을 다졌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는 일본 내에서 조선학교 무상화를 주장하는 논리와는 모순되는 행보로, 일본 사회의 지지를 얻기 어려운 상황을 더욱 자초하고 있다.
조선학교, 사실상 북한의 교육기관?
예술단 성원들은 평양 도착과 동시에 북한 당국의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숙소인 평양호텔에서 꽃을 받고, 조선의 문화예술 교육을 체험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기악조 성원들은 김원균명칭 평양음악무용종합대학에서 북한식 음악 교육을 받았으며, 무용조는 평양학생소년궁전의 안무가로부터 북한 스타일의 춤을 배웠다. 성악조 역시 북한의 교원 지도 아래 훈련을 거치며,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구호를 외치며 사상적 결속을 다졌다.
이러한 모습은 조선학교가 단순한 민족학교가 아니라, 북한 체제를 직접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선학교 관계자들은 일본 내에서 “민족교육의 권리”를 주장하며 조선학교의 무상화를 요구해왔으나, 실상은 북한의 지도에 따른 교육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의 직접적인 후원, 정치적 목적 뚜렷
이번 방문 기간 중 학생들은 김정은이 특별히 마련한 선물을 받았고, 평양대극장 앞에서 민속놀이를 즐겼다. 심지어 호텔 내에서는 직접 떡을 치며 ‘조국의 맛’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주요 시설인 조선혁명박물관, 자연박물관, 중앙동물원, 평양가방공장 등을 견학하며 북한 체제를 긍정적으로 학습하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9일에는 김정은이 마련한 특별 연회까지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북한 지도부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며, 당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다고 한다. 이는 조선학교가 북한 당국의 직접적인 후원을 받고 있으며, 체제 선전에 이용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일본 내 조선학교 무상화 주장, 설득력 잃어
조선학교 측은 일본 정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민족교육의 권리”를 주장하며 무상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번 예술단의 평양 방문은 오히려 그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북한 지도부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고, 북한식 교육을 충실히 따르는 학교에 일본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 내 여론 역시 부정적이다. 조선학교가 사실상 북한 교육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이상, 일본 국민과 정부가 세금으로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이는 재일조선인 사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조선학교 운영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결국, 조선학교가 일본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북한 체제와의 결속을 강화할 것이 아니라, 일본 사회와의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의 평양 방문은 그 반대의 길을 택했으며, 이는 일본 내에서 더욱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