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과 공습,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국면을 둘러싸고 미국의 사이버 작전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력 차단과 관련해 미국의 기술적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타국을 상대로 한 사이버 능력의 공개적 사용이라는 이례적 사례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둠이 깔렸다. 카라카스의 불빛들은 우리가 가진 특정한 전문성으로 인해 대부분 꺼져 있었고, 어둠이 깔렸으며, 치명적이었다”고 말했다. 발언 맥락상 미국이 직접 사이버 수단을 활용했음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자리에서 합동참모본부 의장 댄 케인 장군은 미 사이버사령부와 우주사령부, 전투사령부가 토요일 새벽 베네수엘라로 진입하는 미군을 위해 “다양한 효과를 층층이 쌓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효과’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백악관과 미 사이버사령부, 우주사령부는 관련 질의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인터넷 추적 단체 넷블록스는 당시 카라카스 전역에서 인터넷 연결이 광범위하게 중단됐다고 보고했다. 넷블록스 설립자 알프 토커는 정전에 사이버 공격이 영향을 미쳤다면 광범위한 무차별 차단이 아니라 특정 지점을 겨냥한 표적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안은 최근 베네수엘라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연쇄적 사이버 공격 논란의 연장선에 놓인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는 앞서 미국 정부가 전국적 운영 지연을 초래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한 바 있으며, 이번 카라카스 공격으로 자사 시설의 직접적 손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이 실제로 사이버 역량을 공개적으로 사용했을 경우, 군사·외교 영역에서 사이버 공간의 규범과 확전 관리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