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일 신년사에서 “일본 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이 나라에 희망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미래 세대가 일본의 앞날을 믿고 희망을 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물가 대응과 경제 회복, 외교·안보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총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달여의 성과를 언급하며 불안을 희망으로 바꾸는 정책 기조를 강조했다. 물가 상승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켰고,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연쇄 정상외교를 통해 일본의 존재감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아시아 제로 에미션 공동체 정상회의, 한·미 정상회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중앙아시아+일본 정상회의 등을 잇달아 소화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동시에 인구 감소와 물가 상승, 전후 가장 엄중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질서의 흔들림을 ‘조용한 위기’로 규정했다. 패권주의적 움직임과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필요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년사 후반부에 쇼와 시대를 언급하며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히로히토 일왕의 시를 인용해 쇼와를 전쟁과 종전, 부흥, 고도성장이 교차한 격동의 시대로 평가하며 당시의 ‘희망’을 언급했다. 쇼와 원년 100년을 맞아 의미를 부여하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전쟁을 포함한 역사 인식이 재차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총리는 취임 전부터 과거사 인식과 안보 발언을 둘러싸고 주변국과 마찰을 빚어왔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한 발언, 만주사변 이후 전쟁을 ‘안보를 위한 전쟁’으로 본 과거 발언 등이 반복적으로 논란이 됐다. 취임 이후에도 공격형 무기 해외 수출과 원자력잠수함 도입 검토 등 군사력 강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의 존립위기사태’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중국과의 갈등이 격화됐다. 신년사에서 내세운 ‘강한 일본’ 구상이 경제 회복과 사회 개혁을 넘어 안보·군사 노선으로 수렴될 경우, 주변국과의 긴장 고조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